상하이 밖으로금년 들어 두 번째로 맞는 주말이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저장성 쟈싱시 시탕(西塘) 구쩐으로 차를 몰았다. 어제부터 내리던 비는 그치질 않는다. 상하이와 충칭을 잇는 후위(沪渝)와 상하이 푸동-쟈싱-후저우를 잇는 션쟈후(申嘉湖) 고속도로를 갈아타며 목적지로 향한다. 빌딩 숲이 차지한 도심을 벗어나자 거칠 것 하나 없이 너른 평원의 초목과 흰 벽에 붉은 지붕의 낮은 주택들이 목가적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비에 젖은 무거운 공기는 하늘과 땅 사이 공간을 무채색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도로변에 겹겹 오선지를 걸쳐 놓은 듯 전깃줄을 걸치고 늘어선 거대한 송전탑들은 북유럽 전설 속의 몬스터 트롤(Troll)이 심술굿은 장난을 치려고 줄지어서 어디론가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듯하다. 비 오는 날에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