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타산 2

관음성지 보타산을 찾다(2)

어느새 물때가 바뀌어서 밀물이 몰려오는지 오르편 바다에서 파도 소리가 수런거린다. 세 시가 조금 지나 남해관음을 뒤로 하고 보제사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별다른 이동 계획 없이 해안선을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찾아보려고 한 명소들이 잘 짜인 각본처럼 하나둘 차례로 나타나는 것이 내심 신기하다. 그처럼 보타산은 그리 큰 섬이 아니라는 얘기일 수도 있다. 각종 색상과 도안의 깃발을 든 안내원이 이끄는 관람객들 틈에 끼어 자죽림선원(紫竹林禅院)과 불긍거관음원(不肯去观音院)으로 향했다. 자죽림선원의 '비운동체(悲运同体)'라는 세로글씨 편액이 걸린 원통보전에는 백옥 아름다운 관음상이 모셔져 있다. 이곳의 암석이 자홍색을 띠고 그 단면에 측백나무 잎과 대나무 잎 모양의 무늬가 있어 자죽석이라고 불리며..

관음성지 보타산을 찾다(1)

보타산 찾아가는 길 춘절 연휴가 끝나자 냉랭하던 날씨도 다소 풀렸다. 일기예보가 주말부터는 흐려져 다음 주 내내 비 소식을 전한다. 상하이에서 직선거리상 멀지 않지만 마땅한 교통편을 찾지 못해서 마음속에 담아두기만 했던 보타산(普陀山) 출행을 감행키로 했다. 중국 4대 불교 성지 중 하나로 관음보살 상주처로 알려진 곳이다. 차를 운전해서 가는 번거로움이 싫어서 대중교통편을 찾아보니, 상하이 남부버스터미널에서 보타산 부근 버스터미널까지 가는 버스 편을 확인했다. 버스표 예매 앱("去哪儿旅行")을 사용하려면 본인 실명인증이 필요한데,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신청 후 이틀이 지나서도 '심사 중'이라는 메시지만 뜬다. 앱에서 보타(普陀) 행 첫 버스 출발시간을 확인 후 터미널로 가서 직접 티켓팅을 할 요량으로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