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루 2

강남 명루(名樓) 난창 등왕각에 오르다

한나절 여산(庐山) 유람의 흥취를 곱씹으며 피곤한 몸을 지우장(九江) 시내 호텔에서 다독였다. 다음날 아침, 호텔 방에서 복도로 나서니 후끈한 열기가 온몸으로 밀려든다.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을 들고 짐을 챙겨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역에서 가깝고 가성비가 좋아서 선택한 호텔은 주변이 온통 고층 아파트가 점령하고 있어 다소 삭막해 보였었다. 택시기사에게 물으니 구도심은 강변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양쪽에 망루처럼 높다란 구조물을 거느린 역사(驛舍)가 뭉게구름이 피어오른 하늘을 배경으로 멋진 작별인사를 선사한다. 역사 규모는 다른 큰 도시와 달리 아담하다. 우리가 탑승할 09:06발 난창 행 T397 기차는 산동성 칭다오(青岛)를 출발해서 광동성 선전(深圳)으로 가는 침대열차다. 난창은 1927년 8..

추일의 악양루(岳陽樓)

이국 땅 중국에서 맞이하는 추석연휴 마음에 이는 객수가 가을바람처럼 서늘하다. 황허루가 자리한 언덕배기 아래 숙소에서 하루를 묵고 이튿날 6시가 조금 넘어 우창 역으로 이동했다. 호텔 복도로 나서니 어제 한낮에 느꼈던 열기가 여전하여 중국 4대 화로(火爐) 도시 중 하나라는 말이 실감 난다.1917년 3월 운행을 시작한 우창역(武昌站)은 상주인구 1,200만이 넘는 후베이성 성도 시민들을 전국 각지로 빠르게 실어 나르는 고속열차 발착 기지 역할을 우창남역 등에게 내어주고 대신 느린 열차만 운행한다.어제 상하이에서 타고 온 고속열차가 1898년 처음 '대지문역(大智門站)'이라는 이름으로 개통되었던 한커우역(漢口站)으로 들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속열차라면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위에양(岳阳)까지는 2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