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향 2

신창(新场) 구쩐, 수향의 짙은 물빛

봄이 성큼 다가와서 날씨가 따사롭고 해도 조금 길어졌다. 평소 같으면 출행하기 애매한 오후 네 시경 집을 나섰다. 행선지는 상하이 푸동신구(浦东新区)에 있는 신창 구쩐이다. 주로 오전이나 한낮에만 둘러보던 다른 구쩐들과는 달리 해가 지는 어스름 녘이나 어둠이 내린 구쩐의 모습을 둘러보는 것도 제법 운치가 있을 성싶었다. 길거리 행인들의 옷차림이 많이 가벼워졌다. 전철 10호선에서 7호선과 16호선으로 갈아타며 한 시간 여만에 신창역(新场站)에서 내렸다. 고층빌딩이 숲을 이룬 시내 중심가와는 달리 상하이 교외의 사방으로 툭 트인 전망이 굳게 여미고 있던 마음의 빗장을 슬며시 풀게 한다. 겨울은 꼬리를 감춘 이른 봄날이지만 해가 지평선에서 한 뼘 정도 남은 늦은 오후라 공기가 제법 싸늘하다. 구쩐까지는 2k..

수향 우쩐(水鄕 烏鎭)

고대 강남의 수향 속으로항쟈후(杭嘉湖) 평원에 위치한 우쩐(烏鎭)은 A5급 국가 풍경구로 강남의 대표적인 수향(水鄕)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상하이 전철 15호선 야오홍루(姚虹路) 역에서 난짠(南站) 역으로 향했다. 고속열차(高鐵)를 이용했던 저번 쑤저우 출행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시외버스로 가 보기로 했다. 통샹(桐鄕)에 딸린 우쩐은 통썅 기차역보다는 우쩐 버스터미널에서 더 가깝기 때문이다.후쑤항(沪蘇杭) 즉 상하이 소주 항주의 중심에 위치한 통썅(桐鄕)은 저쟝성 쟈싱시(嘉興市) 아래 현급 시(縣級市)로 징항 운하(京杭运河)가 지나고 양잠과 비단을 특산으로 하여 어미지향(鱼米之鄕) 또는 사조지부(丝绸之府)로 불린다.상하이에 와서 원거리 버스를 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운 것은 늘 부딪혀 배워야..

카테고리 없음 202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