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

시탕(西塘) 구쩐

상하이 밖으로금년 들어 두 번째로 맞는 주말이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저장성 쟈싱시 시탕(西塘) 구쩐으로 차를 몰았다. 어제부터 내리던 비는 그치질 않는다. 상하이와 충칭을 잇는 후위(沪渝)와 상하이 푸동-쟈싱-후저우를 잇는 션쟈후(申嘉湖) 고속도로를 갈아타며 목적지로 향한다. 빌딩 숲이 차지한 도심을 벗어나자 거칠 것 하나 없이 너른 평원의 초목과 흰 벽에 붉은 지붕의 낮은 주택들이 목가적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비에 젖은 무거운 공기는 하늘과 땅 사이 공간을 무채색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도로변에 겹겹 오선지를 걸쳐 놓은 듯 전깃줄을 걸치고 늘어선 거대한 송전탑들은 북유럽 전설 속의 몬스터 트롤(Troll)이 심술굿은 장난을 치려고 줄지어서 어디론가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듯하다. 비 오는 날에 구..

뤄양(낙양; 洛陽) 박물관은 뭔가 다르고 특별하다

중국 7대 고도(古都) 중 하나인 뤄양(낙양; 洛陽)에서의 출행 마지막 날이다. 밤새 여러 번 잠에서 깨었다가 다시 잠들곤 했다. 이곳의 오늘 날씨는 최저 기온 8도 최고 기온 14도로 예보되었다. 찬 이슬이 내린다는 한로(寒露)가 지나고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霜降)이 머지않았으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뤄양행을 생각하면서 일견 가장 먼저 찾아보아야 할 곳으로 생각한 곳은 뤄양 박물관이었다. 중원의 13조 고도 유구한 역사가 남긴 위대한 문물의 발자취를 한 곳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계획이 뒤틀리고 여정이 꼬여서 박물관을 둘러볼 시간은 이번 출행의 마지막 날, 그것도 반나절밖에 허락되지 않았다. 마음이 초조하고 걸음이 바빠진 까닭이다. 여덟 시 반경 호텔 앞에서 택시를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