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성사(崇聖寺)와 고성(古城)낯선 분위기에 아랑곳없는 듯 피곤한 몸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몇몇 곳에서 거절을 당한 뒤 겨우 예약을 한 따리(大理) 기차역 인근 숙소는 붉은색 하트 무늬로 도배된 '러브호텔' 냄새가 물씬 풍겨 일면 정신이 사나웠었다. 컵라면으로 아침을 들고 9시가 조금 지나 삼탑(三塔)이 있는 숭성사(崇聖寺)로 향했다. 삼탑 전선(三塔傳線) 버스는 출근 시간이 지나서인지 그리 붐비지 않는다. 한 무리의 할머니들이 차에 오르자 조용하던 버스 안이 갑자기 새들이 지저귀는 숲 속에 든 것처럼 수다 소리로 가득하다. 시얼허(西洱河) 위로 놓인 씽성대교(興盛大橋)를 지나는 버스 오른쪽 차창 밖으로 얼하이(洱海)가 펼쳐져 있고, 도로변에는 가지마다 붉은 꽃이 무성한 백일홍 가로수가 도열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