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의 한 언론 매체(齊魯晩報 '23.7.4. 일자 등)에 흥미로운 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다. 중국의 한 네티즌이 선전(深圳)에 있는 ‘란산팅(嵐山庭)’이라는 일식당에서 멜론 한 조각을 138위안, 우리 돈으로 약 25,000원에 먹었다고 불평하는 내용을 게재하여 네티즌들에게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선전 세관에 따르면 해관총서 규정상 일본에서 중국으로 수입할 수 있는 신선 과일은 사과와 배뿐이며 멜론은 수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반면, 당해 식당은 동 멜론이 일본에서 수입된 ‘시즈오카 멜론’으로 한 개에 4,500위안이고 한 조각에 138위안이라고 주장했다고 하니 허위 선전 또는 불법 밀수 혐의를 피해 갈 수 없는 입장이 된 셈이다.
보도 내용대로 일본 ‘시즈오카 멜론’을 직접 중국으로 수입할 수는 없지만, 중국의 산둥, 하이난 등 여러 곳에서 시험 재배를 위해 이 품종을 도입했다고 하니 중국에서 생산된 '시즈오카 멜론'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생각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과일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전 세계 수박의 70%, 사과의 절반 가량을 소비하고 있고, 키위의 최대 소비 시장이기도 하다.
2022년 1월 1일 RCEP 발효로 더욱 낮아진 관세율과 함께 중국 세관의 신속한 검사·검역 정책 도입으로 점점 더 많은 외국산 과일이 중국 시장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2022년 중국의 과일 수입은 146억 달러, 733만 톤으로 전년 대비 금액 8%, 수량 4% 증가했는데, 지난 10년 동안 수입량이 두 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그중 두리안 수입액은 40.3억 달러로 중국 수입 과일 중 1위를 차지했고, 수입량은 82.5만 톤으로 2014년에 비해 2배 증가했다고 한다. 필리핀산 두리안의 경우 RCEP 발효 첫해 관세율이 기존 20%에서 0%로 인하된 것도 수입 급증의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RCEP 지역은 쌀, 팜유, 고무, 수산물 및 기타 주요 농산물의 생산지가 밀집되어 있어, 중국은 이들 지역으로부터 과일뿐 아니라 농수산물의 수입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견된다.
한편, 태국산 망고, 두리안, 망고스틴 등 과일 수송 전세기 운항 등 콜드체인 물류 및 국제 과일 운송산업 발전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 내 신선 과일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해관총서의 《중국 검사 검역 허가를 받은 과일 종류 및 수출국/지역 목록(獲得我國檢驗檢疫准入的新鮮水果種類及輸出國家地區名錄)》에는 아시아 22개국(지역), 아프리카 6개국, 유럽 9개국, 북미 5개국, 남미 7개국, 대양주 2개국 등 총 51개국(지역)으로부터 수입할 수 있는 과일 종류들을 명시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다리 달린 것 중에서는 탁자와 의자 빼고는 다 먹고, 날개 달린 것 중에서는 비행기 빼고 다 먹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워낙 큰 영토, 다양한 민족, 큰 인구를 가진 나라이니 만큼 먹거리에 대한 수요 또한 거대하고, 급속한 경제 성장과 소득 증가에 따라 과일을 비롯한 우수한 식자재에 소비 욕구 또한 크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 세관의 수입 가능 과일 목록에 한국산 과일은 포도(Vitis vinifera; Grape) 한 종류만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지척에 있는 거대 시장을 손 놓고 다른 나라들에게 빼앗기고 있는 듯싶어 안타까운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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