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 2

두보초당 初夏喜雨

청두(成都)에서의 마지막 날, 달콤한 잠에서 빠져나와 아침을 달게 먹었다. IBI*라는 이 숙소는 하룻밤 오만 원 남짓 숙박비에 아침까지 거저 제공하니 배낭 여행객에게 딱 걸맞은 곳이다. 날씨가 흐린 탓에 따가운 햇볕이 없어 바깥 산책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날이다.  두푸초당(杜甫草堂) 입구 맞은편 초당 광장 도로변에 자전거를 세웠다. 광장에서는 나이 지긋한 남녀 노인들이 수련복 차림으로 물 흐르는 듯 간드러진 현악 음률에 맞춰 태극권 연습이 한창이다. 중국 어느 도시를 가나 그곳 출신 옛 명사들의 동상이나 기념관 등 기념물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이곳도 예외는 아니다. 광장 옆 좌우에 삼소(三蘇)와 삼조(三曹)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삼소는 그렇다 하더라도 삼조 동상이 이곳에 세워진 연유는 잘 모르겠으..

불교성지 아미산과 낙산대불, 자비의 바다

청두(成都)에서의 이튿날이다. 5시쯤 달콤한 잠에서 깨어 서둘러 세수를 하고 배낭을 집어 들고 호텔을 나섰다. 오늘의 행선지는 청두에서 남쪽으로 120km여 떨어져 있는 아미산과 그 옆 낙산대불이다. 택시를 불러 청두 동서남북에 각각 하나씩 모두 네 개가 있다는 기차역 중 남역으로 향했다. 어제 진리(金里)를 둘러본 후 10호선 지하철 연장 공사가 한창인 도로를 따라 늘어선 여행사 사무실 여러 곳을 들러서 물어보았지만, 하나같이 정부 시책에 따라 외국인 투어객은 받질 않는다는 대답만 돌아왔었다. 일일 패키지 투어가 여러 면에서 편하겠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직접 다녀오는 수밖엔 도리가 없어, 청두 남역-아미산 구간 기차표와 낙산-청두 구간 기차표를 각각 예매해 두었었다. 5:40경 남역에 도착하니 너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