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이다. 하이룬로(海伦路)에 있는 '상하이 둬룬 현대미술관(上海多伦现代美术馆)'으로 향했다. 여느 주말처럼 지하철은 승객이 적지 않다. 예원(豫园) 역에서 일단의 노인들이 우루루 몰려 타자 자리에 앉아 있던 젊은 승객들이 하나둘 슬며시 일어나 자리를 내어준다. 하이룬로(海伦路) 역 5번 출구 뒤쪽 담장으로 둘러싸인 너른 지역을 곳곳에서 보안들이 포위하듯 지키고 있다. 썬이모 구거(沈尹默 旧居)라는 명패가 붙어 있는 옛 집도 굳게 닫혀 있다. 들고나는 출입구의 철책 문이 모두 잠겨 있고 그 앞에서 보안(保安)들이 무료한 표정으로 사람들의 출입을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철거를 앞두고 있는 구역인 듯 보인다. 새 것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것은 사람이나 건물이나 시대나 매 한 가지인가 보다. 창춘로(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