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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동 상하이 미술관 기행

동지가 지나고 계절이 겨울의 깊은 골짜기로 접어들었다. 상하이 아파트의 난방이 시답잖아 한국에서 가져온 전기요가 요긴하다. 당직 근무를 인계하러 근무일지와 매뉴얼이 든 가방을 둘러메고 아파트를 나섰다. 싸늘한 공기가 상하이에도 이제 겨울이 왔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아파트에 둘러싸인 정원의 큰 은행나무 한 그루는 며칠 전까지 가지마다 무성히 달고 있던 황금빛 잎사귀들을 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다. 거리의 행인들은 모두 두터운 외투 차림이고 휴일 아침이면 눈에 많이 띄던 조깅족들 모습도 뜸하다. 아파트와 상점들이 줄지어 선 약 1km 길이의 황금성도(黄金城道) 보도의 공터마다 나이 지긋한 주민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건강 체조에 여념이 없다. 당직 가방을 다음 근무자에게 넘겨주고 가까이에 있는 홍바..

천진한 그림의 세계, 중국 농민화(农民画)

가을의 한가운데 주말이다. 한 시간 가량 차를 몰아 상하이에서 서남쪽으로 약 60km 떨어진 진샨(金山) 농민화 촌에 닿았다. 안내도를 보니 농민화 촌은 축구장 서너 개 크기 면적에 '중국 농민화 박람원'과 '단청인가(丹青人家)'라 불리는 농민화가 화랑 열다섯 채가 수로를 끼고 자리하고 있는 단출한 마을이다. 농민화의 기원은 사원의 종교화, 주택 장식 민속화 등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신 중국 수립 후 1950년대 말에 미술 장르의 하나로 확고히 자리하게 되었다고 한다. 진샨 농민화에 대해 바이두(百度) 백과 등에 소개된 설명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상하이 진샨 농민화는 진샨현 문화관에서 20여 명이 농민화 동아리를 조직하여 전문적인 창작 활동에 종사함으로써 국내외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